책 읽는 크리스천

폭풍 속의 가정이 안전한 건, 하나님이 동행하시기 때문

[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아름답고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위해 |

조회 124|2019-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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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속의 가정

러셀 무어 | 김주성 역 | 두란노 | 432쪽 | 20,000원

 

러셀 무어의 책은 언제나 새롭고 감동이 있습니다. 그는 현재 서던신학대학원에서 기독교윤리학 교수, 사우스이스턴침례신학대학원과 뉴올리언즈침례교신학대학원에서 초빙교수로 섬기고 있으며 미국 남침례교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는 그를 “활기차고 쾌활하며 더없이 명쾌한 신학자”라고 평가했고, 2017년 ‘폴리티코 매거진’에서는 “워싱턴 정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으로 선정했습니다.

 

복있는사람에서 출간된 <왜 우리는 유혹을 이길 수 없는가(2012)>와 <입양의 마음(2018)>은 저자로서 러셀 무어의 매력과 탁월함을 충분히 맛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무어가 쓴, 2019년 크리스채너티투데이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책’ <폭풍 속의 가정(The Storm-Tossed Family)>의 겉표지에는 폭풍 가운데 심하게 요동치고 홍수에 떠밀려 다니는 위태로운 집이 그려있습니다.

 

많은 어려움과 고난을 겪고 있는 특수한 상황의 가정을 다루는 책이라고 생각하며 펼쳐보았지만, 무어는 첫 장부터 “누구도 이 폭풍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큰 글씨로 똑똑히 말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가족은 예측할 수 없고, 우리를 취약하게 하며, 우리 자신이 정말 누구인지를 드러냅니다. 사랑과 헌신으로 하나 된 가정 안에서 우리는 세상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평안과 안정을 느끼지만, 동시에 세상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수치와 상처를 입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나의 민낯을 드러내는 십자가로 데려가고, 내가 죽어야 할 자리에 오르게 합니다.

 

실제로 목회를 하면서 가정을 돌아보면 그늘진 구석이 없는 가정이 없고,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관계가 하나도 없는 친척이 없으며, 가장 희생적인 사랑이 빛나야 할 그곳에서 도리어 지독하게 이기적인 모습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필자의 가족사를 돌아봐도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과 함께, 어렵고 힘들었던 기억 역시 존재합니다. 가정은 무어의 말대로 정말 폭풍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강력한 장점 중 하나는,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을 죄에서 찾는 올바른 진단에 있습니다. 오늘날 수많은 가정의 문제를 심리적, 사회적으로 풀어내 진짜 궁극적인 문제의 본질을 파헤치지 못하고 겉핥기식으로 행동 변화만 이끌어내려는 경우가 많습니다(혹은 감정적인 동정).

 

하지만 러셀 무어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가정이 겪는 거대한 폭풍이 어디에서 시작했는지 정확히 설명합니다. 바로 최초의 가정 아담과 하와의 집입니다.

 

하나님은 자기 형상을 따라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여 가정을 이루게 하시고, 그들로 땅을 정복하고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게 하셨습니다. 하지만 죄는 가정을 차례로 무너뜨리는데, 부부 관계에서의 권력 싸움, 살인, 강간, 근친상간, 성적 위협 등 수많은 역기능을 가져왔습니다.

 

저자 러셀 무어는 우리 모두가 이와 같은 가족사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마귀는 항상 가족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한 가지 저자가 독자를 사로잡는 것은 싱글 그리스도인을 가족 안으로 초대한다는 것입니다. 가정의 개념을 교회로 확장시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거듭난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눈에 보이는 하나님의 가족인 교회의 지체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나아가 하늘 아버지에 속한 가정이 육신의 가정보다 우선한다고 담대히 밝힙니다. 그래서 가정을 우상으로 삼지 말고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라고 권면합니다. “교회라는 새 피조물 안에서” 자리를 찾고 거기서 가족을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족은 축복이다. 그러나 가족이 최우선이 아닐 때 축복이 된다(95쪽)”.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철저히 십자가 중심의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는 것입니다. 올바른 남성성과 여성성, 이혼, 임신과 육아, 자녀양육, 성, 결혼이라는 언약에 대해 논의하면서, 무어는 끊임없이 십자가에서 보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완벽한 본을 보여줍니다.

 

올바른 남성성과 여성성은 문화나 나의 주관이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겸손과 온유로 죽기까지 순종하신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정의합니다. 결혼은 대중문화가 강조하는 감정과 완벽함을 서로에게 약속하는 계약이 아니라, 도리어 취약함과 불완전함을 감싸안은 십자가의 언약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가정 안에 매섭게 불고 있는 폭풍에 맞서 싸우기 위해,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기억할 것을 여러 모양으로 상기시킵니다.

 

우리가 죄로 인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나 세상 문화에 젖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긴 부분을, 무어는 십자가 신학으로 하나 하나 새롭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거기에서 오는 참된 감동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어는 교회 안에서 가족이 해야 할 일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나는 교회 사람들에게 ‘나는 당신이 필요해요’라고 말해야 할 때 창피하다고 느낀다. 젊고 가난한 부부였던 우리가 입양을 위해 목돈이 필요했을 때도, 친구들에게 재정적 도움을 요청하기는커녕 도움을 받는 것조차 주저했다.

 

내 사역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 친구들을 향해 ‘무너질 것 같아. 도와줄래?’라고 말해야 했을 때도 창피했다. 지금 그 사실을 적으면서도 주저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당신이 그 사실을 알게 될까봐 부끄럽고 두렵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나의 행동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하나님이 내게 교회를 허락하셨을 때 그 공동체는, 정의상 우리가 다른 사람의 짐을 지는 곳일 뿐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 하에서 나의 짐을 져 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곳이다. 짐에 눌려 쓰러지지 않으려면 말이다.

 

이것 역시 은혜이다. 의존은 약함이 아니다. 약함은 실패가 아니다. 실패는 치명적이지 않다(412쪽)”.

 

우리는 교회가 하나님의 가정이며 각자가 겪고 있는 폭풍 가운데 서로를 의지하고 짐을 내어 맡길 수 있는 관계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체면을 생각하여 “서로 짐을 지라”는 가족 공동체로서 교회의 역할을 가볍게 여길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사람이 모인 교회 공동체에서도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고, 마땅히 사랑 공동체가 되어야 할 교회에서 외로움을 호소합니다. 교제는 형식적이고 짊어진 짐의 무게는 조금도 가벼워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보혈로 한 가족이 된 공동체의 참모습이 아닙니다. 폭풍 속의 가정이 견고하게 설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이 동행하시기 때문이며, 하나님은 가정 그리고 교회가 하나님의 사랑이 확증된 그 자리 즉 십자가로 돌아가기를, 그래서 그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그리스도의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사랑을 배우기를 원하십니다.

 

러셀 무어는 이 책을 통해 단지 십자가 신학에 대한 교리를 늘어놓지 않습니다. 실질적인 예화와 자기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자신의 가정도 폭풍 중에 있다는 사실로 독자의 공감을 삽니다.

 

그러면서 그는 그 폭풍 중에 함께 계신 하나님을 보라고 권합니다. “두려워 말라”라고 말씀하시며, 가정을 안심시키고 그 폭풍을 잠잠케 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라고 권합니다.

 

폭풍 중에 욥에게 말씀하신 하나님처럼, 폭풍 중에 제자들을 찾아와 그들과 함께하셨던 예수님처럼 폭풍 중의 가정에 하나님이 함께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이 맞고 있는 거대한 폭풍이 그들을 결코 삼킬 수 없다는 것을 전능하신 하나님이 약속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정을 완전히 박살 내버릴 수 있는 끔찍한 폭풍을 대신 맞으셨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의 폭풍을 대신 감당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가정과 교회의 터가 되기에, 폭풍 속에 있는 가정은 오히려 그 폭풍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강력하게 경험하는 은혜로 맞이할 수 있습니다.

 

러셀 무어의 책이 처음인 사람에게, 이 책은 조금 두껍고 힘든 책이 될지 모릅니다. 무어는 체계적으로 글을 써 내려가는 작가이기보다, 소설을 쓰듯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의 저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어의 글은 감동이 있습니다. 그가 삶에서 경험한 하나님을 만날 때마다 마음에 큰 울림이 있습니다.

 

가정의 달에 이 책은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는 폭풍 속의 모든 가정에게 큰 선물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이 말하는 십자가 사랑의 정수가 모든 가정이 폭풍 속에서 경험하는 끝없는 갈증을 영원히 해소해주기를, 악하고 왜곡된 크고 작은 생각이 하나님의 원대한 뜻과 지혜 앞에 바르게 교정되기를, 가족 구성원 그리고 교회의 각 지체가 그리스도의 크고 넓고 깊은 사랑으로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기를, 그리고 삼위일체 하나님을 최고의 우선순위로 삼고 가장 근본적인 토대로 삼아, 그 위에 아름답고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과 교회를 세워나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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